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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뒤늦게 본 영화 한 편이 며칠동안 묘하게 머릿 속을 떠나지 않는다. "달콤한 인생(La Dolce Vita)" 1. 보스와 선우 그들은 유사 부자관계다. 그들은 서로를 의지하고 믿었지만, 동시에 숫컷으로서 경쟁심리를 가지고 있다. 선우는 말한다. "저한테 왜 그러셨어요? 우리 왜 이렇게 된거죠?" 보스는 거듭 말한다. "너 왜 그랬니? 왜 흔들린거냐?" 희수가 등장하기 전까지, 아니 선우가 희수를 만나기 전까지 이들의 관계는 남녀의 그것 이상이었다. 적어도 선우에게는... 2. 선우와 희수 보스는 말했다. "넌 사랑이란 걸 모르는 놈이니까." 보스에게 사랑을 몰랐던 선우만큼 희수를 맡기기에 적합한 인물은 없었다. 적어도 선우가 희수를 만나기 전까지... 그러나, 선우는 희수를 만나는 순간 모든 것이 송두리째 흔들린다. 사랑을 몰랐던 선우에게 희수의 머리를 귀 뒤로 넘기는 모습만으로, 아이스크림을 입 안에 떠넣는 모습만으로, 첼로를 켜는 그 모습만으로 세상은 달라졌다. 이제 그녀가 머릿 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그녀가 그의 여자임을 알면서도... 3. 선우와 선우 선우는 그녀를 마음 속에 품게 되었다. 건조하기만 하던 그의 얼굴에 자꾸만 웃음이 번진다. 그녀를 떠올리며 잠이 들고 그녀의 생각으로 잠을 깬다. 하지만, 그녀를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진 않았다. 아무것도 바란 것은 없었다. 그러나, 그 달콤함을 채 만끽하기도 전에 모든 것이 망가지기 시작했다. 이제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수렁으로 빠져만 간다. "너 왜 그랬냐?"는 거듭되는 물음에 그는 아무 말도 할 수가 없다. 사실 대단한 것은 없었다. 그녀를 사랑한다고 생각해본 적도, 누군가에게 그녀를 생각하고 있다고 말해본 적도 없다. 하지만, "그 애 때문이냐?"고 묻는 그 말에 "아니"라고도 "그렇다"고도 말할 수가 없다. 그것은 그만이 알고 있는, 어쩌면 그도 모르는 그녀에 대한 마음 때문이다. 그 분명하지도 않은 마음 때문에 그는 끝을 향해 가게 된다. 이제는 "돌이킬 수 없으니까"... 선우의 마음이 너무도 공감이 간다. 끝까지 대답할 수 없는 그 마음의 상태... 끝까지 갈 수밖에 없는 그 상황... ![]() 4. 김지운 김지운이 참 멋있게 생겼다고 생각한 적이 몇번 있다. 하지만, 김지운이 내 타입의 감독이라고 생각해 본적은 없다. <조용한가족>은 당시 볼 수 없던 한국의 블랙코미디 정도, <반칙왕>은 소재가 기발하나 공감은 되지 않는 정도, <장화,홍련>은 미장센은 제법 신경을 많이 썼으나 그 미장센이 좀 억지스럽고, 내용 역시 긴장감 면에서 좀 떨어진다고 생각했다. <달콤한인생>은 감독 김지운의 발견이다. 적어도 나에게는... 완전 쪼여주는 맛이 제대로였고, 캐릭터가 모두 살아있었고, 미장센도 튀지 않으면서 영화에 적절히 녹아 있었다. 영화의 인트로와 엔딩이 제대로 수미쌍괄로 트여주고 막아줬으며, 결국 이 모든 것이 영화의 완성도를 높여주었다. 아.. 한동안 선우를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짧지만 그 짧음이 잘 눈에 들어오지 않는 유일한 배우 이병헌!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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